Monday, September 19, 2022

'꿈의 무대' 올림픽주경기장 처음 선 여자 솔로 가수 아이유···열기구에 드론까지 화려한 공연 - 경향신문

가수 아이유가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 ‘더 골든 아워 : 오렌지 태양 아래’에서 노래하고 있다. 이담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아이유가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 ‘더 골든 아워 : 오렌지 태양 아래’에서 노래하고 있다. 이담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렇게 좋은 날~.”

가수 아이유(IU)의 대표곡 ‘좋은 날’의 마지막 구절이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무대 위 아이유와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 4만3000여명의 목소리가 포개어졌다.

아이유의 이름 석 자를 세상에 널리 알린 첫 히트곡을, 그는 그렇게 ‘졸업’했다. 18일 열린 단독 콘서트 <더 골든 아워 : 오렌지 태양 아래>에서였다. 데뷔 14주년을 맞은 아이유는 14년간의 긴 여정을 정리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예고했다.

콘서트는 노을이 질 무렵인 이날 오후 7시 정각, ‘에잇(Eight)’으로 시작됐다. 방탄소년단의 슈가와 공동 작사·작곡해 2020년 발표한 ‘에잇’은 당시 스물여덟 살이던 아이유의 심경을 담은 곡이다. 경기장 가운데 설치된 대형 무대 위에 하얀색 드레스를 입고 나타난 아이유는 청량한 목소리로 노래를 시작했다. “딱 석양이 질 때 ‘에잇’을 꼭 부르고 싶었어요. 예전부터 기획한 것인데 그만큼 하늘이 예뻐서 마음이 놓입니다.”

‘셀러브리티’와 ‘이 지금’ ‘하루 끝’ 등 히트곡이 이어졌다. 2014년 발표한 리메이크곡 ‘너의 의미’와 2015년 히트곡 ‘금요일에 만나요’를 부를 때에는 전체 관객이 떼창을 했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열린 단독 콘서트인 만큼 팬들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참석한 듯했다. 이날 콘서트의 드레스 코드인 ‘보라색’에 맞춰 보라색 티셔츠와 마스크, 머리끈, 가방 등 보라색 아이템을 착용한 팬들이 많았다. “걸음마다 함께할게. 우리는 완벽한 14년지기 친구니까”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일제히 들고 아이유에게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낮 최고기온이 31도를 기록하는 등 가을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관객들이 내뿜는 열기를 이길 수는 없었다.

2008년 9월18일 엠넷(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미아’로 데뷔한 그는 이날로 꼭 데뷔 14주년을 맞았다. 아이유는 “어쩜 이렇게 완벽하게 일요일에 콘서트를 하면서 데뷔 기념일까지 챙길 수 있는지, 나는 너무 운이 좋은 것 같다”며 감사를 전했다.

아이유는 이날 자신의 대표곡 두 곡의 ‘졸업’을 발표했다. 2010년 아이유 열풍의 시작이 된 ‘좋은 날’과 2017년 스물다섯 살의 심경을 담아 발표한 곡 ‘팔레트’를 더 이상 공연에서 부르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아이유는 “(‘팔레트’를) 스물다섯 살 때 작사·작곡하고 소중하게 부르며 가지고 있던 곡인데 이제 30대가 됐다”면서 “이 곡을 계속 붙잡고 있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스물다섯 살의 지은이(아이유 본명이 이지은)에게 남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좋은 날’에 대해서는 “많은 추억이 있는 곡이지만 새로운 시도가 필요할 것 같아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 ‘오빠가 좋은 걸’인데 이제 오빠가 많이 없어졌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아이유는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준 두 곡을 완벽한 ‘3단 고음’, 관객의 떼창과 함께 떠나보냈다.

3시간 넘게 이어진 공연을 아이유는 홀로 빈틈없이 채워나갔다. 2부와 3부 사이 초대 가수 박재범이 ‘가나다라’와 ‘좋아’를 선보인 5분가량을 제외하면 모두 아이유의 몫이었다. 그는 ‘스트로베리 문’ ‘내 손을 잡아’ ‘라일락’ ‘블루밍’ ‘무릎’ 등 발랄한 댄스곡부터 차분한 발라드까지 모든 장르를 아우르며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였다.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개최된 ‘더 골든 아워 : 오렌지 태양 아래’ 콘서트장에 붉은색 열기구가 띄워져 있다. 아이유는 열기구 위에서 노래를 하며 공연장을 크게 한 바퀴 돌았다. 이담 엔터테인만트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개최된 ‘더 골든 아워 : 오렌지 태양 아래’ 콘서트장에 붉은색 열기구가 띄워져 있다. 아이유는 열기구 위에서 노래를 하며 공연장을 크게 한 바퀴 돌았다. 이담 엔터테인만트

‘꿈의 무대’ 올림픽주경기장 처음 선 여자 솔로 가수 아이유···열기구에 드론까지 화려한 공연

이날 콘서트에서는 관객들을 두루 만족시키기 위한 고민도 엿보였다. 4만명이 넘는 관객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관객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아이디어가 동원됐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싱글 ‘스트로베리 문’을 선보일 때 공연장에는 대형 열기구가 공중에 떴다. 아이유는 ‘6월의 마지막 보름달’이라는 뜻의 곡 제목처럼 붉은색을 띤 열기구에 올라 공연장을 크게 한 바퀴 돌았다.

3부 막바지에 이르러 발라드곡 ‘시간의 바깥’이 시작되자 공연장 하늘에는 드론 수백 대가 뜨면서 관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색색깔의 빛을 내는 이 드론들은 아이유의 모습부터 아이유의 팬클럽 ‘유애나’의 로고(하트와 음표가 더해진 그림)를 하늘에 수놓는 장관을 연출했다.

이날 아이유는 한국 여자 솔로 가수 최초로 올림픽주경기장 단독 콘서트 개최라는 기록을 썼다. 국내 최대 규모 공연장인 올림픽주경기장은 한국 가수들에게는 ‘꿈의 무대’라 불린다. 아이유는 2019년 국내 4개 도시와 아시아 국가 6개 도시에서 개최한 단독 콘서트 <러브, 포엠>에서도 여자 솔로 가수 최초로 무대 뒤편까지 활용하는 ‘360도’ 콘서트를 펼쳐 관심을 받았다.

아이유는 앙코르 무대에서 최근 청력 관련 문제를 겪어온 사실을 고백했다. 그는 “심각한 것은 아닌데 한 1년 전부터 귀를 잘 컨트롤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져 조마조마했다”며 “어제 공연 말미부터 귀가 안 좋아져서 어젯밤과 오늘 리허설을 하면서 지옥처럼 하루를 보냈다”고 털어놨다. 이어 “오늘 공연은 여러분이 다 하셨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관객들을 향해 감사를 전했다.

아이유는 “오늘의 기억으로, 우쭐해하지 않고 더 겸손한 마음으로, 항상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의 마음을 되새기면서 앞으로 14년 더 가보겠다”며 활동 15년차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밝혔다.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가수 아이유의 단독 콘서트 ‘더 골든 아워 : 오렌지 태양 아래’에서 드론 수백대로 만든 팬클럽 ‘유애나’의 공식 로고가 띄워져있다. 이담엔터테인먼트 제공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가수 아이유의 단독 콘서트 ‘더 골든 아워 : 오렌지 태양 아래’에서 드론 수백대로 만든 팬클럽 ‘유애나’의 공식 로고가 띄워져있다. 이담엔터테인먼트 제공

‘꿈의 무대’ 올림픽주경기장 처음 선 여자 솔로 가수 아이유···열기구에 드론까지 화려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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