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예상이 맞았다. 괜히 시상식 내내 카메라가 객석에 앉은 배우 이종석을 의미심장하게 비춘 게 아니었다. 30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열린 ‘2022 MBC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은 ‘빅마우스’ 이종석에게 돌아갔다. ‘빅마우스’는 올해 MBC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 13.7%(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한 드라마다. 대상 외에도 올해의 드라마상, 최우수연기상(임윤아), 베스트커플상(이종석·임윤아)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또 이날 시상식에선 MC와 최우수연기상 수상자로 만난 그룹 소녀시대 멤버 임윤아, 최수영가 주고받는 대화와 서로를 향해 흘린 눈물이 눈에 띄었다.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가수 겸 배우 육성재를 비롯해 이혜리, 연우, 김민주 등 아이돌 출신 배우들도 다수 상을 가져갔다. ‘2022 MBC 연기대상’에서 모두를 집중시킨 순간들을 쿠키뉴스가 돌아봤다.
“어머니, 안심하셔도 될 것 같아요”
‘W’로 MBC 연기대상을 수상한 지 벌써 6년. 당시 20대였던 배우 이종석은 군복무를 마친 30대 배우가 되어 다시 같은 무대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날 이종석은 “20대 때는 이 상의 의미를 잘 몰랐다”며 “30대가 돼서 오랜만에 복귀작으로 인사드렸다. 많이 사랑해주시고 이렇게 큰 상까지 주셔서 책임감과 무게감이 다르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과거 이종석은 예상치 못한 수상이었는지 대상 소감을 짧게 마무리해 화제를 모았다. MC였던 김국진이 소감을 직접 더 묻기도 했다. 이종석은 “어머니가 어젯밤 혹시 상 받으면 네가 수상 소감을 잘 못하니까 연습하라고 하셨다”라며 “지금도 가슴을 졸이시면서 보고 계실 거다. 아직까진 괜찮은 것 같다. 사랑하고 고맙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윤아야, 지금이야. 울어야 돼”
소녀시대가 연기대상 시상식에 떴다. 초대가수가 아니라 배우로 참석했다. 이날 김성주와 MC를 맡은 최수영은 여러 차례 임윤아를 언급했다. 베스트커플상을 받고 싶지만 ‘빅마우스’ 이종석·임윤아가 가장 견제된다고도 했고, 1·2부 쉬는 시간 임윤아와 나눈 대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최수영은 ‘팬레터를 보내주세요’로 단막극 부문 우수연기상을 수상하러 무대에 올랐다. 모니터에 임윤아의 모습이 잡히는 걸 본 최수영은 “윤아야, 지금이야. 울어야 돼” “응. 오케이, 오케이”라며 오랜 기간 함께한 동료만 가능한 호흡을 보여줬다. 임윤아가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자 최수영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잠시만 이 기쁨 좀 느끼고 올게요”
이날 ‘금수저’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육성재는 소감을 쉽게 잊지 못했다. 잠시 기쁨을 느끼고 오겠다며 뒤돌아 호흡을 가다듬는가 하면, “왜 이렇게 떨리냐”, “잠시만요”, “어디까지 했죠”라고 혼잣말을 거듭했다. 그는 “앞으로도 최고로 우수한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배우 육성재 되겠다”고 소감을 전한 후, “사실 오기 전에 콘서트를 마치고 왔다”며 팬들을 호명해 아이돌 그룹의 본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시상식에선 임윤아, 최수영, 육성재 외에도 이혜리, 연우, 김민주 등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대거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과 ‘금수저’로 나란히 신인상을 수상한 김민주와 연우는 “편한 마음으로 왔는데 너무 떨린다”, “수상 소감을 차분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떨린다”며 차분히 배우로서 소감을 전했다.
“개인적으로 숫자 2를 좋아해요”
2022 MBC 연기대상은 깔끔하게 진행됐다. 2시간40분 정도로 자정 전에 끝났다. 수상자들이 무더기로 무대에 오르는 공동 수상도 거의 없었다. 베스트커플상도 딱 한 커플에게 주어졌다. 애써 참석한 배우들을 챙겨주는 인기상이나,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상도 없었다. 그나마 배우 최원영이 수상한 베스트 캐릭터상이 생소했다. 최원영은 “처음 듣는 상이라 무슨 상일까 했다”라며 “후보에 굉장히 좋아하는, 팬인 배우들이 계셨다. 가슴이 뛰고 설렌다”고 감격을 누렸다. 그는 갑자기 ‘2’를 좋아한다며 스스로의 의미 부여를 시작했다. 최원영은 “2022년 새해가 시작됐고, 데뷔 20주년이기도 했다”라며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감사한 자리에 왔고, 연기대상 2부에서 이렇게 뜻 깊은 상을 받았다. 이(2)변이다”라고 말해 객석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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